📑 목차
일상의 기록을 꾸미는 행위인 ‘다꾸’는 단순히 예쁜 다이어리를 만드는 취미가 아니다. 사람의 감정과 생각이 손끝을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일종의 디자인 훈련이기도 하다. 특히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다꾸를 통해 자연스럽게 디자인의 기본 원리—균형, 대비, 리듬, 통일, 강조—를 체험적으로 익히게 된다. 이 글은 다꾸의 구성 원리 속에서 발견되는 시각디자인의 핵심 요소들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탐구하며, ‘기록’이 ‘표현’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1️ 다꾸는 왜 디자인의 시작점이 되는가
다꾸는 자신이 느낀 하루의 감정, 일정, 목표 등을 시각적으로 구성하는 과정이다. 사람은 이 과정에서 ‘무엇을 강조할 것인가’, ‘어떤 색을 쓸 것인가’, ‘공간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끊임없이 판단한다. 이는 디자이너가 화면을 설계할 때 고려하는 사고방식과 동일하다.
예를 들어, 하루 일정을 기록할 때 일정표를 좌우로 나누고, 상단에 제목을 배치하며, 포인트 컬러를 한두 개만 사용하는 습관은 시각적 질서를 만들고 가독성을 높인다. 이 단순한 행위가 바로 디자인의 언어를 학습하는 출발점이다.
2️ 균형 — 시각적 안정감의 핵심
균형은 디자인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로, 다꾸에서도 필수적이다. 페이지의 왼쪽에 스티커를 몰아붙이면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고 불안정해 보이기 마련이다.
따라서 다꾸를 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요소를 배분하며 시각적 안정감을 잡는다. 예를 들어, 왼쪽 상단에 무게감 있는 사진을 붙였다면 오른쪽 하단에는 가벼운 손글씨나 마스킹테이프를 배치해 시선을 균형 있게 이동시킨다. 이렇게 비대칭적 균형을 잡는 능력은 실제 시각디자인 작업에서도 매우 중요한 감각이다.
3️ 대비 — 차이가 만드는 생동감
사람의 눈은 차이를 통해 정보를 인식한다. 다꾸에서도 색상, 크기, 질감, 형태의 대비를 주면 시각적 흥미가 생긴다.
예를 들어, 부드러운 파스텔톤 배경 위에 진한 잉크펜으로 글씨를 쓰면 내용이 또렷하게 돋보인다. 반대로 모든 요소가 비슷한 색과 크기로 배열되면 페이지가 단조롭고 힘이 없다.
따라서 다꾸를 하는 사람은 의도적으로 강약을 조절하며 시각적 리듬을 만든다. 이런 감각은 포스터 디자인이나 웹 페이지 구성에도 그대로 응용할 수 있다.
4️ 리듬 — 반복과 흐름의 미학
리듬은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시선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원리다. 다꾸에서는 날짜 라벨, 점선, 스티커, 글씨 크기 같은 요소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될 때 ‘리듬감 있는 페이지’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한 페이지의 상단에 매주 같은 위치에 요일 스티커를 붙이는 습관은 시각적으로 리듬을 만든다. 이렇게 생긴 시선의 흐름은 독자의 감정에도 영향을 주어 페이지 전체를 ‘읽기 좋은 리듬’으로 완성시킨다.
5 통일과 강조 — 질서와 포인트의 조화
모든 요소가 통일성을 가지면 안정감이 생기지만, 지나치면 지루해진다. 반대로 강조가 너무 많으면 혼란스럽다.
다꾸에서 통일을 주는 방법은 간단하다. 같은 계열의 색상이나 동일한 테마의 스티커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 안에서 강조를 줄 때는 포인트 색 한 가지를 정해 주요 메시지나 문장을 두드러지게 표현한다.
예를 들어, 회색톤으로 통일된 페이지에 붉은 포인트 스티커를 하나 붙이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곳에 집중된다. 이처럼 통일과 강조의 균형은 디자인의 조형 감각을 키우는 핵심이다.
6️ 공간 구성 — 여백의 용기
다꾸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빈 공간이 어색하다’는 이유로 페이지를 가득 채우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여백은 단순한 ‘비어 있음’이 아니라 호흡의 공간이다.
시각디자인에서 여백은 정보의 흐름을 조절하고, 주제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다꾸에서도 여백을 남겨둘 때 페이지 전체의 밀도가 조절되어 안정감이 생긴다.
따라서 여백을 두려워하지 않고 ‘의도된 비움’을 선택하는 것이 시각적 완성도를 높이는 첫걸음이다.
7️ 감정의 시각화 — 디자인을 감각으로 익히는 방법
다꾸가 특별한 이유는 ‘감정을 시각으로 번역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느낀 감정을 색으로 표현하고, 사건의 크기를 스티커의 크기로 표현하며, 중요한 기억을 페이지 중앙에 배치하는 행위는 모두 감정의 시각화다.
이러한 경험을 반복하면서 사람은 자연스럽게 색의 의미, 형태의 상징성, 구도의 흐름을 체득한다. 결국 다꾸는 ‘감정을 디자인 언어로 번역하는 실습장’이 된다.
8 다꾸와 시각적 사고의 확장 — 일상에서 배우는 디자인 감각
다꾸를 꾸준히 하다 보면 시각적 판단력이 일상 속에서도 발현된다. 사람은 카페에서 마주한 컵의 색, 책상 위의 사물 배치에서도 자연스럽게 ‘균형이 맞는지’, ‘색의 대비가 조화로운지’를 인식하게 된다. 이것은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시각적 사고의 습관화다. 다꾸는 그렇게 시각적 언어를 내면화하게 만들며, 나아가 다른 창작 활동으로 확장된다.
예를 들어, 다꾸를 하던 사람이 인스타그램 피드의 톤 앤 매너를 맞추거나,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의 여백을 조정할 때 ‘무엇이 안정적인 시각인지’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는 디자인 훈련을 받지 않았더라도 시각 구성 원리를 몸으로 익혔기 때문이다. 결국 다꾸는 일상 속 디자인 감각을 키우는 생활 미술 교육의 장이 된다.
또한, 이러한 시각적 사고는 감정 관리에도 영향을 준다. 페이지를 정리하며 구조를 잡는 행위는 생각의 질서를 세우는 것과 같다. 정돈된 시각적 구성은 마음의 흐름도 안정시킨다. 디자인 원리가 심리적 안정감으로 연결되는 이유다. 그래서 다꾸는 ‘마음의 시각화’이자 ‘감정 디자인’이라 부를 수 있다.
9 기록은 곧 시각적 사고의 훈련
다꾸를 꾸준히 하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시각디자인의 원리를 몸으로 익히게 된다.
균형을 잡고, 대비를 만들고, 리듬을 조율하며, 여백을 활용하는 모든 과정은 시각적 사고를 확장시키는 훈련이다.
결국 다꾸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자기표현의 도구이자 디자인 감각을 키우는 학교가 된다.
오늘의 기록 한 장이 내일의 디자인 감각을 키운다는 사실, 그것이 다꾸의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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